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견뎌온
경상북도의 뿌리 깊은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섬유

삼화직물소담비

  • 소재지:영주
  • 대표자명:차대영
  • 설립연도:1974년
  • 선정연도:2013년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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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주시에 최근 유행을 타고 있는 인견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업체가 있는데 바로 삼화직물이다. 공식적으로 1974년에 업체 등록이 되어 있지만 이미 그 이전, 즉 한국전쟁 당시 이곳으로 피난을 왔던, 현재 삼화직물 차대영(44세) 대표의 조부가 처음 문을 열었다.
 

삼화직물은 이북에서 명주공장을 운영하였던 터라 이곳 피난지에서도 명주공장을 생업으로 삼았다. 당시에 이곳 풍기에는 명주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피난 온 사람들이 누에를 많이 쳤는데 현재 삼화직물 대표 차대영(44세) 씨의 말에 의하면 어릴 때 기억으로 집 주변 여기저기에 누에들이 많았고, 누에를 치던 사람들이 베틀공장을 많이 지어 풍기는 인삼가게 반 베틀공장 반으로 베틀 돌아가는 소리가 아주 시끄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그 희망이 요원해졌지만 그들은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갔다. 때문에 땅을 사 모으는 일이 없었다. 양잠업이 사양 산업으로 기울자 최근에는 인견공장이 많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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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에 선정된 삼화직물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전쟁을 피해 이곳으로 온 현재 삼화직물 대표 차대영 씨의 조부가 일으켜 놓은 사업체이다. 정확한 창업 연도는 알 수 없지만 한국전쟁이 끝나고 이와 비슷한 시기로 추측할 수 있다.
 

사업 수완이 좋았던 할아버지는 실향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견직물 가내수공업을 시작했다. 활동력이 왕성했던 할아버지는 다른 사업으로도 눈을 돌려 운수업 등 여러 사업에 손을 댔고 강인한 생활력으로 사세를 확장시켜 나갔다. 처음에는 경기가 매우 좋았다. 직원 3~40명이 아침조회를 마당에서 열 정도로 직원이 많았다. 지금의 대표 차대영 씨는 손자 중에서도 막내라 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다. 직원들이 나무판자와 못쓰게 된 기계 부품으로 만들어준 스케이트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은 어김없이 흐르는 법, 할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가슴에 묻은 채 1982년 그만 한 많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귀향의 꿈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서울에서 법학을 전공했던 아버지(차동일)는 자신의 꿈을 접고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받아 꾸려가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와 달리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다 사업체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오로지 사업에만 몰두하던 아버지는 2008년 그만 풍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실향민 2세, 아니 어린 시절 아버지와 전란을 피해 자유의 땅에서 가정과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전력투구 하던 아버지는 그렇게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리고 아들로서 막내인 차대영 씨가 대표를 맡으며 사업을 이어받게 되었다.
 

2차 가공을 거쳐 원단을 짜는 것은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는 윈-윈 전략으로 경쟁업체간 무리한 출혈을 막았다. 그러자 풍기에 산재해 있는 동종업계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의류디자인은 서울의 유명 디자인 업체에 하청을 주고 있으며, 제단도 우리나라 봉제 역사의 현장이었던 서울의 신당동과 창신동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3년 전, 처음 할아버지가 50년을 일구어왔던 영주시 풍기읍 서부리 133번지 공장에서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소담비’다 이것은 ‘소담하다’(생김새가 탐스럽다)와 비단비緋가 합쳐져 만들어진 브랜드로 ‘탐스럽고, 갖고 싶은 비단 같은 인견’이라는 뜻이다. 브랜드 C.I도 세련되게 만들었다. 나무 본연에서 오는 인견의 특징을 살려 나뭇잎을 모티브를 뜻하는 현대적인 감각을 살린 디자인으로 브랜드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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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전국에 힐링과 웰빙 열풍이 불어 인견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 처음에는 원단만 취급하며 신중을 기하던 차대표는 어느 정도 자신이 붙자 완제품에 눈을 돌려 제품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원스톱 시스템을 원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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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직물 풍기인견은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되어 있다. ‘지리적 표시제’란, 상품의 품질과 특성 등이 본질적으로 그 상품의 원산지로 인해 생겼을 경우, 그 원산지의 이름을 상표권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일 년 매출을 묻는 말에는 함구하지만 3대를 어렵게 이어온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이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업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넘어 인견으로 세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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