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견뎌온
경상북도의 뿌리 깊은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기타

목화표장갑

  • 소재지:성주
  • 대표자명:백규현
  • 설립연도:1976년
  • 선정연도:2014년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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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손을 대신하는 하나의 꿈

왼손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백규현(69세)대표이사는 지인이 운영하는 장갑공장을 보고 잘만 하면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 일선에 뛰어들었다. 우연히 장갑을 선택한 것은 마치 한 손을 쓰지 못하게 된 데 대한 보상처럼 어쩌면 이것이 천직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때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던 1975년이었다.
 

창업 당시에는 경공업 중심의 산업 체계라 장갑이 그리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다만 농사일을 하는 농부, 험한 바다와 싸우는 어부, 근대화에 내몰린 일부 노동자들의 손을 보호해 주는 귀한 상품일 뿐이었다. 추운 겨울에도 사정이 여의치 못한 공장이나 농어촌 사람들은 맨손으로 일했고, 참으로 가난한 시절이라 장갑은 그저 사치품으로 여길 정도였다. 게다가 달리 할 것이 없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장갑공장에 뛰어들면서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당시 포항 구룡포항이 장갑의 소비가 많은 곳이었다. 백대표는 직접 이곳을 공략해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농사철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늘리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판매에만 정성을 쏟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공장으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무역 1조 달러 도우미 목화표 장갑!’, ‘건설의 원동력 손을 보호하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홍보에 들어갔다. 국가 제조업에 일조한다는 특별한 마음으로 전력을 기울였다. 하늘은 진정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화표 장갑’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일반 소매상을 위한 시장 판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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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과 신뢰가 이루어낸 기적

하늘이 질투라도 하듯 예상치 못한 곳에서 또 한 번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참 하늘도 무심했다. 공장에 불이 나 기계는 물론 그동안 만들어 놓은 물건들이 몽땅 잿더미가 되고 만 것이다. 망연자실, 어쩜 이리도 지독하게 시험에 들게 할까? 소방서 추산 1억 9천만 원 정도라 했지만, 실상은 30억 가까이 손해를 입었다. 남보다 우위에 서고자 했던 것도 아니었고 스스로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와 함께 했으며, 회사에 장애인을 우선 고용하면서 장애인 취업과 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여 신뢰를 쌓았었다.
 

갈등과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니 무심했던 하늘도 너무했다 싶었던지 백 대표앞에 천사 하나를 내려보냈다. 중소기업진흥청 대구·경북지사의 송00 본부장이 그동안 백 대표의 성실함을 눈여겨 보아왔던 터라 목화표 장갑에 특별재난 지원을 하기에 이른다. 그간의 노력과 신뢰가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그동안 고정 거래처와 쌓은 신뢰도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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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과 양심으로 승부

몇 년이 흐르자 목화표장갑은 이전처럼 정상궤도에 오르게 된다. 더구나 대기업과 고정 납품은 물론 군납, 대형 할인점도 목화표 장갑이 선점하게 되었다. 해외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최근 값싼 중국산과 인도산이 활개를 쳐 해외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이제는 베트남산과 중국산 등 동남아에서 조잡하게 생산된 장갑까지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는 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상품의 질과 양심으로 승부를 걸 뿐이다. 원단 품질이 우수하고, 정성은 물론 생산 기술과 차별화된 다양한 제품에 그들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오랜 전통의 방직공장에서 생산되는 뛰어난 원재료 덕에 가뿐하게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