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견뎌온
경상북도의 뿌리 깊은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유기

경주유기공방

  • 소재지:경주
  • 대표자명:김완수 외1
  • 설립연도:1981년
  • 선정연도:2016년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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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와 인연을 맺기까지

“경주유기공방” 김완수(64세)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유기 만드는 일에 달려들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린 천직인 양 우연히 찾아온 필연이었다. 어쩌면 기막힌 사연일 수 있지만, 그의 사연을 말하려면 우선 아버지 때부터 거슬러 올라야 한다. 4남 2녀 중 셋째아들로 태어난 그가 어쩌다가 아버지가 시작한 유기에 빠져들었을까.

대한민국은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잘살아보세!”란 구호 아래 농촌은 물론 도시까지 새 물결 새 바람, 즉 ‘새마을운동’ 불고 있었다. 이 운동은 물질적 풍요 뿐만 아니라 치욕적 일제강점기를 지나고,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까지 겪으면서 피폐해진 국민 가슴에 깊게 뿌리내린 패배의식을 계몽운동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 중 하나로 당시 농촌계몽 사업 중 청와대 지원 사업으로 전국단위의 ‘마을문고’ 사업이 한창이었다. 이때 경주도서관장에 몸담고 있던 김완수 대표의 선친 김종준(2004년 작고) 선생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마을문고 사업에 앞장서서 열정을 바치고 있던 엄대섭• 선생이 서울로 아버지를 불러올린 것이다. 물론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조건이었다. 탄탄한 직장을 그만두고 사회사업에 뛰어들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엄대섭 선생의 제안을 고민 끝에 응한 김종준 선생은 가족을 이끌고 서울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쉽지 않았다. 엄대섭 선생이 뜻한 바와 다르게 일이 굴러갔다. 서울에서의 의식주 해결에 난항이 생겼다. 마을문고 사업이 계획처럼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