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견뎌온
경상북도의 뿌리 깊은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제조업

(주)노당기와

  • 소재지:경주
  • 대표자명:정문길
  • 설립연도:1940년
  • 선정연도:2013년
상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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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경주에는 시간을 거꾸로 가려는 사람이 있다.

어찌 보면 무모하게 보이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꼭 필요한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이 바로 3대째 ‘노당기와’를 꾸려가고 있는 정문길(69세) 대표다. 그는 1979년에 와장 제1호로 등록되었으며, 1983년 우리나라 기능 문화재 제670호로 자격을 얻었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오롯이 외길 인생을 걸어오고 있다. 지금은 최신기계를 이용해 대량 생산을 하지만 그 과정은 옛날과 다른 것이 별로 없다. 옛날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며 우리 전통기와를 만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현대식을 이용하면서 과거에 그래 왔던 것처럼 재래식을 복원하고 있다. 200여 평 넓은 공간에서 손으로 직접 기와를 만들고, 두꺼비 가마 세 대를 이용해 그것을 굽는다. 그리고 햇빛의 힘을 빌려 말리는 과정을 고스란히 재현하고자 한다. 일일이 손으로 하는 작업이라 많이 만들지는 못하지만 잊혀가는 우리 전통기와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자신의 아들을 포함해 모두 세 명에게 전통방식을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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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당기와'

‘노당기와’의 역사를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분명하게 따질 수는 없다. 우리나라 제와장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정문길 대표지만, 정 대표의 조부, 정상갑(1952년 작고) 옹 대로 올라가야 뿌리가 닫는다. 1940년,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했으니 그간의 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부친 정석동(1992년 작고)의 뒤를 이어 정문길 대표가 이어받아 꾸려오고 있으며, 현재는 아들 정병태(41세) 씨가 2003년부터 4대째 예비 전통 장인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와장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필연처럼 생각하고 있는 집안 내력이다. 할아버지가 기와에 일생을 바쳤고, 아버지 또한 그랬다. 이제 정문길 대표는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이들의 기와 사랑이 남다르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새마을 운동으로 서양 기와가 들어오고, 콘크리트 건물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전통기와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인근 기와공장은 경영이 어려워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일곱 개의 기와공장 가운데 ‘노당기와’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문을 닫았다. 이것을 지켜보던 정문길 대표와 부친은 그것들을 어렵게 인수했다. 전통기와의 맥을 누군가는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할 것인가? 힘들었지만 전통기와의 불씨를 살려야 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혼자서 걸어가야 했다. 그때부터 그만의 장인정신匠人精神을 길렀다. 생각뿐 아니었다. 역사적 기와의 맥을 찾아 이론적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진취적 사고, 부단히 열린 마음으로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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